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국군 유해를 송별하다.

추읍산 2011. 5. 27. 18:23

 

효지리에 머무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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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5전쟁으로 남과 북의 수없이 죽어간 분들을 함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배달겨레 안에 내 핏줄이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의지와 관계없이 전장에 나왔고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지 않으면 안 될 그때의 현실이 원망스럽습니다. 평화통일 이루는 날! 모두가 참여하는 합동 위령제가 올려졌으면 합니다.

 

본 글은 필자가 1952년 흥천초등학교 2학년 때 국군장병 유해 차량을 송별하며 느낀 바를 오늘에 되살린 것입니다. 전쟁은 진행중이고 수업 시간에도 사이렌 소리 울리면 소개(疏開)훈련이 진행되었을 적이죠. 수많은 병사가 죽어간 6, 25는 민간인의 희생까지 합하면 우리나라 유사 이래 가장 비참한 전쟁입니다. 어느 날 우리 꼬맹이들은 선생님의 인솔에 따라 약 4km를 걸어 국도 변인 신근리 앞 도로에 도착했습니다. 그 길은 이천에서 여주 쪽으로 가는 국도이고 능서면 소재지가 시야에 들어오는 곳입니다.

 

국군장병의 유해가 납골함 모습으로 군 차량에 실려 그 가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 보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행진한 우리는 도로 양쪽으로 늘어섰습니다. 이내 군 유해 차량행렬이 나타나자 우리는 머리 숙여 명복을 빌었습니다. 국군 아저씨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십시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화가 정착하기를 빌었습니다. 행렬은 지나갔고 침묵은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되돌아오는 우리 꼬맹이들은 재갈 거리지도 않았고 총탄 쏟아지는 전장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는 모습으로 숙연했습니다. 명복을 빌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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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화한 국군 아저씨를 생각하며

 

초등학교 2학년 때

십 리 길을 걸어서

산화한 군 장병

마지막 모습 지켜보았어요

 

평화스러워야 할 이 땅에

배달 겨레는

남북으로 갈려

왜? 총부리를 겨누었지

 

그때 산화하지 않았다면

가족과 사랑 안에서

멋진 인생길 걸으셨을

당신들을 생각합니다.

 

총탄 쏟아지는 전장에서

마지막 숨을 쉴 때

가족의 영상 스치셨겠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사랑하는 임이시어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고

조국의 평화통일

선봉으로 자리하소서!

 

아직 인 남북화해(和解)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아둔함을 일깨워 주시고

사랑으로 묶어주소서

 

남북이

정의 안에서 더 큰

사랑의 끈으로 결속될 때

평화통일은 올 것입니다.

 

영령이시어!

당신들의 죽음은

큰 교훈으로 다가와

높게 타올랐습니다.

 

모두가 당신들이 뿌린

희생의 씨앗이

싹텄기 때문입니다

자라고 열매 맺어

 

더 큰 바람인

화해가 구현되어

평화통일이 오기를!

그 열매 아름다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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