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까지도 시골 우리 밭에는 목화를 심었어요. 정성스레 가꾼 목화 무럭무럭 자랐어요. 아물기 전 연한 목화열매 타원형으로 끝이 뾰쪽했고 아삭아삭 달콤하여 몰래 따 먹는 맛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럭무럭 자라고 열매 맺어 목화송이 하얗게 하얗게 피어올랐어요. 마치 밤송이 여물어 벌어지듯 말입니다. 학교 갔다 오면 밭에 나가 엄마의 목화 따기를 도와 드리기도 하였답니다. 펴 말린 목화, 다발로 저장하였다가 씨를 빼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주로 겨울밤 안방에서 이 일을 하였지요.
먼저 씨아라고 하는 기구가 있습니다. 이를 갖다 놓고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돌리면서 왼손으로 목화를 펴서 돌아가는 위아래 가락지 사이에 들어갈 만큼씩 넣어요. 시아손을 돌리면서요. 목화솜은 앞으로 빠져 떨어지고 목화씨는 뒤에 떨어지는 것이죠. 이를 씨아질이라고 해요
목화를 심을 때는 어머니는 겨울이면 시간 내여 씨아를 돌렸습니다. 저도 틈틈이 도와드렸죠. 아랫집 아주머니는 말동무 하러 오시고 이야기꽃 피우면서요.
추운 겨울에는 솜이불이 제일이잖아요. 또한, 목화는 물레라는 장치로 실을 뽑아 무명 짜기에 기초가 되었습니다. 우리 선조님 입으신 옷 대부분이 목화가 들어갔다고 보면 됩니다. 세태가 변해 우리는 목화를 잊고 살 만큼 삶의 질이 향상됐어요. 씨아틀도 사라졌고 물레도 볼 수 없어요. 더구나 무명 짜기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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