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삶의 흔적들

개군에서 바라본 추읍산

추읍산 2012. 12. 31. 16:49

 

2012년 마지막 날인데 노인회 결산 날이란다. 지난여름 이후 시골집에 머무를 적이 많았는데 요즘 추위가 맹위를 떨쳐 올라와 있다가 아침 일찍려갔다. 그제 밤, 눈이 많이 네려 눈길이었고 온 산하가 하얗고 하얗다. 차들은 엉금엉금 긴다. 일찍 전철로 양평으로 다시 시내버스로 개군에서 네려 택시로 마을까지 와 잠시 집에 들렀다. 얼지 말라고 수도는 조금씩 흐르는가 확인하고 보일러는 외출로 맞추어 놓았다. 집을 나서는데 능안 전원주택에서 사는 김수현 자매님이 차로 회관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여 마을 몇 분과 동승하여 도착하니 많은 분이 나와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한 시간여 걸렸다. 그리고 개군농협 식당에서 회원 모두 참석하여 점심을 한 다음 날씨도 그렇고 풀리면 다시 내려가겠다고 하였는데 지금은 농한기라 회관에 모일 적이 많다. 그러나 화투장 붙잡는것이 일과니 나하고는 맞지 않는다. 

 

사진은 버스 대기 중 폰으로 찍은 것이다. 추읍산은 필자의 고향인 개군면과 용문면에 걸쳐있는 해발 583m의 산이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일곱 개의 읍인 양근, 지평, 여주, 장호원, 이천, 광주, 양주가 보인다고 하여 칠읍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웅장미려한 산세가 주위를 압도하는데 이는 개군 쪽에서 바라볼 때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아름다워 어느 명산 못지않다. 또한, 주읍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에 추자 발음을 못 하는 일본인 서기가 주읍산이라 하면서 잘못 알려진 것으로 일제의 잔재는 속히 버려야 할 것이다. 

 

귀가 중 양평 막내 고모님을 뵈었다. 침해에 걸려 알아보시지도 못하신다. 고모부께서 수발을 드시는데 목욕 도우미가 씻기시고 막 갔단다. 침대에 누워 계셔 저를 알아보세요?  여주어 보았으나 얇은 미소만 흐를 뿐이다. 고모부와 두 시간 정도 담소를 나누었고 속히 쾌유를 빌었다. 양평역에서 초등학교 동창을 셋 만났다. 전철 안 지난 시절 이야기꽃 피우면서 어느덧 집에 도착하여 글을 쓰고 있다. 얇은 어둠에 싸여가는 이 시간 바라보는 미호는 잔잔하다.

'남기고 싶은 글 > 삶의 흔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완수 선생님을 뵙다  (0) 2013.01.18
봄을 재촉하는 선인장 꽃  (0) 2013.01.05
최초의 슈퍼스타 남인수전  (0) 2012.06.07
꽃 속을 걸으며  (0) 2012.06.06
올림픽공원을 찾아서  (0) 2012.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