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낙서장

함박눈이 쏟아지면

추읍산 2013. 1. 9. 11:38

함박눈이 내리면

나 호숫가를 걸을래요

우산도 쓰지 않고

온몸으로 맞을래요

 

물결 출렁이던 호숫가

얼음판 되어 깔리고

하얗고 하얀 그림 그려

그 속에 빨려들고 싶어요

 

하늘과 땅

바라보는 모든 곳

하얘지러 쏟아지면

나 뛰어나갈래요

 

반겨주는 이 없고

갈 곳도 없는데

왠지 그 속을 걷고 싶어

눈과 하나 되고 싶네요

 

머리 위 눈꽃송이 일고

몸속 파고들어도

하늘 보고 땅 보며

말없이 걸을래요

 

하얗고 하얀 세상

또 다른 아름다움이지

함박눈 펑펑 쏟아질 때

설레 그 속에 나 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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