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낙서장

미호변의 단상(斷想)

추읍산 2014. 6. 28. 17:35

미호변 홀로 앉았는데

시원한 바람 일어

쌓인 피로 물결 위에 띄우네

산하는 푸름 속에 묻혔다오

 

억 겹을 흘러 젖줄 된 물아

숱한 사연을 실어 날라

민족의 애환을 지켜보았구나

지난날 증언대에 서지 않으련

 

판이하였을 그 옛날

큰 교통수단으로 되었고

서울이 수도로 된 이후

그 중요성은 더 드러났겠지

 

초등학교 4학년 때

남한강 옆 학교 운동장

들려오는 함성

뗏목이다~ 뗏목이야

 

나무들 묶여 둥둥 떠내려가고

무엇인가 실려있는데

마주 보는 손짓엔 정감이 묻었다네

휴전 직후 어느 날 추억이랍니다.

 

처음이고 마지막 모습인데

재현할 수는 없을까?

강물에 담긴 선조님의 지혜를

두고두고 뇌리를 스치네

 

저 물결 위에 돛단배 띄우고

사랑하는 임 마주하고

주거니 받거니 술잔 기울이며

고향까지 거슬려 올라가고 싶어

 

두서없이 적으니

해는 서산에 걸려있어

맛난 저녁 들고

별 하나, 나 하나 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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