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삶의 흔적들

심범섭 씨와 두렁농

추읍산 2014. 8. 6. 00:37

양수리 나들이

 

일요일인 지난 3일 망우리 김준한 아저씨로부터 양수리에서 점심 하자고 하신다. 

예 ~ 대답하고 서둘러 양수리역 도착하니 심범섭 씨가 반갑게 기다리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인사한 사이로 준한 아저씨와 약속이 되어있었다. 이어 김세한 아저씨 합류하고 근처 냉면집에서 점심을 들었다. 여기서 잠깐 김세한 씨는 손꼽히는 시서화 삼절로 퇴직 후 틈틈이 한문학에 몰두하시고 2년 전에는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공간에서 안내(http://blog.daum.net/0113508344/4720103)하였으므로 본란에서는 심범섭 씨를 말씀드리려 한다.

 

심범섭 씨는 누구인가?

 

민주주의 횃불을 높이 들고 1980년대 독재에 맛서 삶의 가치를 일구어낸 분이시다. 한때 산속 깊이 숨죽였다니 나라 사랑의 길은 험난하다. 구름도 쉬어가는 천등산 아래 엄정에서 농사지으시는 김준한 씨를 만났고 두 분 가깝게 지내셨단다. 숨어지낼 수밖에 없었음은 시대가 안겨준 어둠이다. 바뀌어 심범섭 씨는 세상으로 나왔다. 학생 출신의 결혼 주례가 600쌍이 넘는다니 미루어 알겠다.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학생들의 임 향한 열정은 1982년 건국대 앞에 사회과학 전문서점 『인서점』을 열게 했고 1995년, 2005년 어려움 속, 인서점을 부활시켰다.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신선한 충격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텁수룩한 수염에 소탈한 웃음 민주주의를 향한 투사답다. 검색하니 한겨레 신문 등, 명 칼럼으로 정곡을 찌르는 글 많아 놀랍다. 필자는 아직 심범섭 씨를 잘 모른다. 준한 아저씨 동행 몇 번 만났다지만, 차이에서 오는 개진(開陳)은 별로였다. 다시 뵈니 길 다르지만 나라 사랑 가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정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도출(導出)하여 실현(實現)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살기 좋은 나라를 일굼은 우리의 책무이리라.

 

무릉도원의 꿈을 키우는 두렁농

 

점심 후 우리는 근년에 신설한 자전거길 병행한 보도(步道)를 걸으며 옛 기차굴을 걸어 나와 산속으로 들어갔다. 양수리 근처로 용담리에 속하며 올해 6월 1일 『두렁농』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후원이 큰 힘으로 작용(作用)하였을 것이다. 아! 무릉도원의 꿈을 키우는 곳, 두렁농막이다. 자상하신 사모님 들깻잎을 다듬는데 이야기꽃 일어 함께 마시는 음료엔 향기가 배었다. 일행은 이어 두렁농 현장을 찾아 산속 길을 걸었다. 최근 되살린 길로 주위에는 논밭의 흔적 곳곳인데 잡초만 무성하다. 편리한 세상 누가 산속에 농사를 지으려 하겠는가? 산림 우거진 길 오르니 드디어 두렁농의 농장이 나타났다.

 

백제의 흔적이 서린 곳

 

온갖 산새 지저귀는 곳, 태곳적부터 마련된 터전이 아니던가? 3,000여 평에 펼쳐진 두렁농이 정겹다. 들깨며 고추 등 무럭무럭 자라고 풀 찾아볼 수 없으니 자발적으로 일구는 공간이 아름답다. 복판을 가르는 도랑, 가재 살아있어 덮어 다듬고 싶어도 못한단다. 곳곳 안내를 받았고 농장과 오가는 길, 옹기, 기와 쪼가리들 보여 세한 아저씨 왈 백제 시대 토기란다. 이곳 일대, 처음부터의 삶의 모습 보이는 듯 아득한 옛날을 그려본다. 다시 농막에 도착했고 보슬비 이어지니 한쪽 앉아 이야기꽃 피어올랐다. 민주 열정을 불살랐던 이야기 들으며 민속의 숨결 더듬으니 필괭이라고 처음 듣는다. 붓과 먹 등 서예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행상을 필괭이라 한단다. 이는 시간 내어 알아야 할 숙제이다. 저녁으로 향하고 보슬비 그쳐 다음을 기약하고 귀갓길에 올랐다.

 

두렁농의 심범섭 씨 만년이 아름답습니다.

 

사랑해

 

 

 

 

두렁농으로 가는길은 자전저길 병행이다. 목책길을 걸었다.

 

 

구 중앙선의 기차굴은 자전거길 되어 국토를 종단한다.

 

굴속 아름다워 한 여름임에도 서늘하다.

 

 

 

 

두렁논의 산실 이야기꽃 일다. 좌로부터 심범섭씨, 김준한 아저씨, 김세한 아저씨 그리고 필자다.

 

두렁농을 오르는 앞에서 부터 김세한씨, 심범섭씨 그리고 김준한씨

 

두렁농의 전경

 

 

 

 

 

 

토기 곳곳 널려있어 민속학에 해박한 김세한 아저씨 백제시대 유물이란다. 태곳적부터 마련된곳 그 옛날의 모습을 그려본다.

 

 

 

왠 벌러지가 길로 나와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백제시대 기와? 쪼가리

 

두렁농막의 식수는 이 호수슬 통하여 공급된다. 흐르는 물은 얼지 않는다.

 

 

 

 

 

두렁농 탐방을 마치고 농막 한쪽 이야기꽃 일었다. 보술비는 내리고 여기까지 올린다. 다음 뵐적에는 더 아름다운 무릉도원의 두렁농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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