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가마솥

추읍산 2017. 7. 19. 09:35

떠오르는 지난시절
영상 속 끝없구나


어릴 때였지
대가족 층층시하
어머님의 노고 헤아릴 수 없네


타고난 여장부
시대를 잘못 만났음이야
가세는 기울고
화려함 뒤엔 쓸쓸함 일어
공통된 현상이었나 봐


멍에를 짊어지신 어머니
안밖으로 수고 마다하지 않으시네

 

작은 생활공간 부엌
밥 짓는 가마솥 두껍고 단단했지
평양감사 소산(휘 병주) 할아버지

찾아보니 1860년(철종 11)이네

1년여 선정 베푸르시고
그때 가져온 것이라고 들었어

 
천리길 당나귀 등에 업혀왔나?
대대손손 이르기를 바라셨을 거야


불 지펴 보골보골 끓고
모락모락 음 구수한 냄새
주걱엔 사랑이 실려있어
우애는 그렇게 다져졌어요


평상이라고도 있었어
여름철 앞마당 복판
난간대 달리고 이어져온 것이지
오순도순 밥맛은 더 맛있었어


문득 밥 짓던 가마솥이 생각나
여기 적음은 전하고 싶어서지
한바탕 꿈속이었나
화려함 뒤엔 쓸쓸함 일어
그 유지 받들어 이어가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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