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고향의 여름

추읍산 2020. 7. 23. 10:37

 

추읍산 아래 남촌

나 어렸을 적이 그립습니다

 

칙폭칙폭 ~~ 뿡 ~

산 넘어에서 들려오고

동그라미 두 날개에 달고

산을 넘고 내를 건넜습니다

 

풍덩 뛰어들던 물가

무지갯빛 물보라가 피는데

물고기가 따로이지 않았습니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웃기 따라 망태기 가득한데

틈새 꾸구리 덥석입니다

무리 짓는 피라지들 용용이지만

어항 안 은빛 가득합니다

 

보글보글 매운탕 끓는 소리

소주잔 기울이며 크 ~

다지고 커갑니다

 

추읍산 아래 香谷(향리)은

삼복(三伏)이 즐겁습니다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왔구나

일구어온 터전

상전벽해 되었습니다

티는 버리고 옥은 가꾸어

자자손손 언제까지이길요

 

얘들아 놀자 ~ 얘들아 놀자 ~

기억이라는 창고 열고

나, 그리움 찾아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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