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동선관(洞仙關)에서 비를 만나 부질없이 율시(律詩) 한 수를 짓다

추읍산 2010. 1. 29. 15:40

 

洞仙關 遇雨 漫賦一律  동선관 우우 만부일률

동선관(洞仙關)64)에서 비를 만나 부질없이 율시(律詩) 한 수를 짓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洞仙嶺上雨霏霏  동선령상우비비  동선관 산마루에 비는 부슬부슬

關外春殘畵政飛  관외춘잔화정비 관문 밖엔 봄이 가려나, 꽃잎이 나부끼네

東望家鄕天上遠  동망가향천상원 동쪽으로 바라본 고향 저 먼 하늘 끝에 있고

西來信使日邊稀  서래신사일변희  서쪽에서 오는 인편 태양 가에 드물구나

早知書劍無成去  조지서검무성거  젊은 시절엔 글도 검술도 이루지 못했고

老覺漁樵與計違  노각어초여계위  늘그막엔 고기 잡고 나무 하려던 생각 어그러졌네

萬水千山都送盡  만수천산도송진  만 줄기 강 천 겹 산 모두 보내고 나니

關河芳草夢依依  관하방초몽의의  지나온 산하의 향기로운 풀 꿈속에 아른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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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동선관(洞仙關) : 황해도 황주(黃州) 남쪽 동선령(洞仙關) 위에 쌓은 성문 누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