敬次家大人贈李天民鄕居韻 경차가대인증이천민향거운
아버지께서 이천민(李天民)60)에게 주신 「향거(鄕居)」시에 삼가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居然挽塵返鄕村 거연만진반향촌 편안히 사슴수레 끌고61) 고향으로 돌아가
收拾殘徐日掩門 수습잔서일엄문 남은 책들 정리하며 날마다 문 닫아 걸었네
夜讀晝耕遺後計 야독주경유후계 주경야독하며 이후의 출세 생각 버리고
朝饘夕粥頌君恩 조전석죽송군은 아침저녁 죽 먹으며 임금 은혜 찬송하네
人生豈直功名貴 인생기직공명귀 인생살이 어찌 다만 공명(功名)이 귀하겠나
天賦應知性命存 천부응지성명존 하늘이 부여한 본성 있음을 알아야지
下澤何時從子去 하택하시종자거 어느 때 하택거(下澤車)62) 타고 그대 따라가
殷勤鷄黍共談論 은근계서공담론 닭 잡고 밥 지어 다정스레 이야기꽃 피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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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이천민(李天民) : 본관 용성(蓉城). 이름 의철(懿喆)이고, 천민은 그의 호이다.
61) 사슴수레 끌고 : 부부가 노력하며 청빈한 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후한 (後漢) 때 포선(鮑宣)이 청빈(淸貧)을 숭상하자, 갓 결혼한 그의 처가 화려한 혼수품을 모두 친정으로 돌려보내고 남편과 함께 녹거(鹿車)를 끌며 향리로 돌아갔다. <『후한서(後漢書)』84 「열녀전(列女傳)」> 여기서는 청빈한 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62)하택거(下澤車) : 조그마한 수레이다. 후한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의 사촌 동생 마소유(馬少游)가 마원의 뜻이 너무나 큼을 민망히 여겨, "사람이 한 세상에 났으면 다만 의식(衣食)을 해결할 만 하다면, 하택거(下澤車)를 타고 관단마(款段馬)를 몰며 고을의 아전이나 되어 무덤을 지키고 살아서 동네에서 착한 사람이라 불리면 그만이요, 넘치는 행복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했다. <『후한서』24「마원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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