交河道中 阻水入田家
교하(交河)222) 가는 길에 불어난 강물에 막혀 농가로 들어가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山中連日雨 산 속에 연일 비가 내려
溪水立時肥 시냇물 그 즉시 불어나네
濁浪疑河決 흐린 물결은 황하가 터진 듯
激湍似雪飛 세찬 포말은 눈이 날리는 듯
蒼茫迷畎澮 아득히 밭도랑 물 희미한데
頃刻沒巖磯 삽시간에 바위를 집어 삼키네
烟火相望裏 밥 짓는 연기 이어지는 농가에
尋常阻客歸 심드렁한 나그네 물에 막혀 돌아오네
屯雲連四野 겹겹 구름 사방 들판에 이어지고
積水欲稽天 쌓인 물은 하늘에 닿으려는 듯
戶外喧江浦 문 밖에 강물 소리 요란하고
庭中起霧烟 뜰 안에 운무가 일어나네
魚龍眞得意 어룡(魚龍)은 진정 득의만만하지만
稼穡奈多愆 농사일의 많은 곤란함 어쩌나
耿耿懷幽獨 근심스러운 마음 그윽하여
深宵坐未眠 깊은 밤 앉아 잠 못 드네
泛濫包陵谷 물이 넘쳐 언덕을 삼키고
瀰漫絶路歧 사방으로 퍼져 길을 끊네
馬牛浮鼻喜 소와 말은 코만 내놓고 희희낙낙
烏鵲失巢悲 까막까치는 집 잃어 슬퍼하네
頃刻成天塹 순식간에 천연의 요새가 되니
分明折地維 땅의 밧줄223) 끊어진게 분명하네
悠悠來往者 유유히 오가는 나그네
終日欲何爲 온종일 무얼 하려는가
迃僻田間路 궁벽한 밭 사이 길
終朝十里行 아침나절 십 리 갔네
溪山初見面 비로소 강산의 면목을 보는데
村落不知名 지나는 마을 그 이름 모르겠네
被野皆嘉穀 들판은 온통 여물은 곡식으로 덮히고
逢人盡樂生 사람은 모두 삶을 즐거워하네
田園何處是 전원은 어디에 있는가
遲暮更關情 저물녘에 다시 감정이 이는구나
222) 교하(交河) : 경기도 파주(坡州)에 속한 현(縣)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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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이번부터 한글 토 없이 원문과 해제한 글만 싣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이해를 돕기 위한 옮긴이의 글(먼저, 필자가 쓰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관심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