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늦봄

추읍산 2011. 3. 16. 07:17

晩春

 

늦봄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山樓寂寂聽鳴禽    고요한 산속 누각 새 울음 들리고

樓外居然嫩綠陰    누각 밖은 어느새 녹음이 짙네

對酒眞堪春月色    술 마시니 진정 봄빛에 동화되고

看花忽起少年心    꽃 보니 문득 젊은 마음 생기네

芳辰不作閒人久    좋은 때에 한가한 사람 못 된 게 오래인데

幽事偏從勝地深    그윽한 일 좋은 경치 따라 깊어만 가네

來日招邀君莫憚    내일 초대하면 그대여 꺼리지 말라

班荊直到曉星侵    반형(班荊)224)곧장 와서 새벽까지 담소한다네


224) 반형(班荊) : 절친한 친구를 이른다. 춘추시대 초(楚)나라 오거(伍擧)가 정(鄭)나라로 도망쳤다가 다시 진(晉)나라로 망명하려할 때에 진나라로 가려는 성자(聲子)를 정나라 교외에서 만나 가시나무 가지를 땅에다 깔고 앉아서 고국에 돌아가는 일을 의논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