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연산(硏山) 그림에 쓰다

추읍산 2011. 3. 19. 10:17

題硏山圖

 

연산(硏山)1) 그림에 쓰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何年石舫泛天涯    어느 해 돌배를 하늘가에 띄울까

來日藍田路不遮    내일 남전(藍田)2)가는 길 막히지 않았으니

舊頃多添新種子    오래된 땅에 새로운 종자 많이 심어

載將玉筍向誰家    자라난 옥 싣고 누구 집으로 향할까


鐵如詰屈玉嵬峩    쇠처럼 구불구불 옥돌은 우뚝하니

誰遣雲烟眼底過    누가 구름 안개 보냈기에 눈앞에 지나가는가

相對悠然忘俗累    마주보며 담담히 세속의 일 잊고

披襟遠勝丈人多    속마음 풀어내니 장인(丈人)3)보다 훨씬 낫구나


橫文側理似松身    측리지(側理紙)4)인양 가로 무늬 소나무 같으니

隨手成形欲亂眞    손으로 완성된 형체 꼭 진짜 같구나

却訝壺中風雨夜    병 속5) 비바람 치는 밤을 맞이하니

九華飛去落紅塵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6) 날아올라 속세에 떨어졌구나



1) 연산(硏山) : 벼루의 일종으로, 기암괴석으로 된 산 모양의 벼루이다.


2) 남전(藍田) : 중국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현(縣)으로, 좋은 옥이 산출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3) 장인(丈人) : 은둔하고 있는 사람을 이른다. 『논어』 「미자(微子)」에, “자로(子路)가 따라가다가 뒤에 처졌는데, 지팡이로 대바구니를 멘 장인(丈人)을 만났다. [子路從而後 遇丈人以杖荷蓧]” 했다.


4) 측리지(側理紙) : 중국에서 나는 종이의 일종으로, 결이 종횡으로 비스듬하게 나 있는데, 해태(海苔)를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태전(苔牋)이라고도 한다. <왕가(王嘉) 『습유기(拾遺記) 』「진시사(晉時事)」>


5) 병 속 : 별천지의 신선 세계를 이른다. 후한 때 선인(仙人) 호공(壺公)이 시장에서 약을 팔다가 장이 파하면 병 속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이를 본 비장방(費長房)이 그를 따라 병 속으로 들어가 보니 엄연한 별천지의 선경(仙境)이 있었다. <『후한서』82하 「방술열전」 비장방 조항>

 

6)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 : 소식(蘇軾)의 「호중구화시서(壺中九華詩序)」에, “이정신(李正臣)에게 특이한 돌이 있었는데, 아홉 봉우리가 영롱하고 뚜렷하며 창령(窓櫺)과 같았다. 나는 1백 금(金)으로 그것을 사서 구지석(仇池石)과 짝을 지으려 했는데 남쪽으로 옮기게 되어 미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것을 호중구화라 명명하고, 동시에 시로써 기록한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