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두실(斗室) 심 상공(沈相公)1)이 보여 주신 「대설(大雪)」시에 차운하다

추읍산 2011. 3. 19. 09:44

次斗室沈相公俯示大雪韻


두실(斗室) 심 상공(沈相公)1)이 보여 주신 「대설(大雪)」시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大雪連三日   큰 눈이 삼 일 내리 내려

塵煩喜滌襟   세속 번뇌 씻겨 나가 기쁘네

壓低千樹重   모든 나무 나직히 눌러 무겁고

塞破萬谿深   모든 골짝 가득 메워 끝없네

 

梁賦漫懷古   양부(梁賦)는 부질없이 옛일 회고하고

郢歌殊絶今   영가(郢歌)2)는 지금 시대 최고이지

新年呈上瑞   연초에 좋은 징조 나타나

隴麥已抽心   언덕에 보리 싹이 이미 났구나



1) 두실(斗室) 심 상공(沈相公) : 두실은 심상규(沈象奎, 1766-1838)의 호이다. 심상규(영조42-헌종4)는 본관 청송(靑松), 초명 상여(象輿), 자 가권(可權)·치교(穉敎), 호 이하(彝下), 시호 문숙(文肅)이다. 아버지는 규장각직제학 염조(念祖)이며, 어머니는 이조판서 권도(權導)의 딸이다. 정조의 지우(知遇)를 받은 뒤 상규라는 이름과 치교라는 자를 하사받았다.


2) 영가(郢歌) : 풍격이 높고 우아한 시문(詩文)을 이른다. 굴원의 제자라고 알려진 송옥(宋玉)의 「대초왕문(對楚王問)」에, “영 땅에서 노래 부르는 나그네가 있었다. 처음에 「하리(下里)」와 「파인(巴人)」을 불렀는데, 그 노래에 화답한 자가 수천 명이었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