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상(床)에 대한 명

추읍산 2011. 3. 21. 08:58

床銘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北山峩峩    북쪽 산은 우뚝하고

淸溪潾潾    맑은 시내는 투명하네

昔我故人    옛날에 내 벗이

爰宅溪濱    시내 가에 터를 잡았는데

 

奕世公卿    대대로 그 집안 공경(公卿)들께서는

不厭其貧    가난을 마다하지 않으셨지

及余之幼    나는 어릴 때에

相與比鄰    그와 이웃해 살았고

 

及余之長    장성해서는

幸得相親    다행히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

羣分類萃    끼리끼리 모이는 것이 세상 이치인지라

和光同塵    그와 나 속세에 묻혀 재주 감췄지

 

以我之故    나 때문에

逢人之嗔    사람들의 분노를 사서

坎坷多年    여러 해 동안 곤경에 빠졌는데도

不皺不嚬    태연히 괴로워하지 않았지

 

朝廷大用    나라에서 그에게 중요한 일 맡겨

爲鳳爲麟    봉황이나 기린처럼 되었는데

旣豐而嗇    재주 많고 뜻 컸지만 수명이 짧아

壽纔中身    중년 나이에 세상을 버렸네

 

西望仁川    서쪽으로 인천(仁川)을 바라보니

墓草已陳    묘소의 풀은 이미 더부룩하겠지

言議風采    사리에 맞는 논의, 위엄 있는 풍모

誰識其眞    누가 그의 참 모습을 알까

 

秋史元春    추사(秋史) 원춘(元春)1)

彛齋敦仁    이재(彝齋) 돈인(敦仁)2)

我銘其   내가, 그 상에 글을 새기니

永世不湮    영원히 보존되리라



1) 추사(秋史) 원춘(元春) : 추사는 김정희의 호이고, 원춘은 김정희의 자(字)이다.


2) 이재(彝齋) 돈인(敦仁) : 이재는 권돈인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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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본 글은 황산과 그 문우들 편에 실었는데 황산유고는 순서에 의하고 있으므로 본란에는 원문만 싣는다. 먼저 쓴 글에서 좀더 알아보자.

 

보기: http://blog.daum.net/0113508344/4719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