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요리강령

추읍산 2011. 5. 21. 11:40

증조할머니

정부인 청해이씨는

오래오래 사셔서

떠오르네! 그 모습이

 

22칸 조선 기와집

주위에선 대감댁으로

1950년대 그때만 해도

그렇게 불렸었지

 

할머님 방에는

성화와 성서로 가득하였고

한마디로 시청각 교실

그 모습 속에 어린 시절

 

커다란 요리강령 책

천지창조와 에덴동산

나쁜 뱀의 꼬임에

넘어간 아담과 이브

 

신기하게 바라보았지

교리지식도 없는 주제에

설명하는 나

귀 기울이는 꼬맹이들

 

글자는 옛 모습으로

이해하는데 끙끙거리고

그 속에서 신앙은 싹텄지

참 신기한 요리강령

 

그때 뛰어놀던 꼬맹이들

목사로 교단에 선 벗도 있고

이웃 마을엔 예배당이 들어섰다.

수없이 많은 개신교회

 

성당은 드물어

지금도 예전이나 다름없는데

그때 영향을 받았음일까?

벗 중에는 가톨릭이 많고

 

성당 버스는 주일마다 돌고

많은 분이 교우란다.

성스러운 새벽녘 삼종 소리

귓가에 들리는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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