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약방의 감초

추읍산 2011. 5. 21. 16:32

나 어렸을 때

앞집에는

한약방이 있었어요

아주 어렸을 적에

 

또래, 밤낮으로 모여

뛰어놀았어요

어느 날 말리려고

뜰에 펴놓은 감초

 

한 움큼씩 집어 들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였지

여섯 살인가

그랬을 겁니다

 

들키지 않으려는

지혜?는

어디서 배웠는지

궁둥이에 뿔났네요

 

몰래 먹는 그 맛

꿀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생겨났나 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당사자가 있으면

늦게나마 사죄하고 싶어요

 

어릴 적이 그리워

추억을 더듬었는데

그때 뛰어놀던 벗들은

고향에선 볼 수 없고

 

몇 달에 한 번씩

만나는 벗들아

다음 모임에는

이 이야기를 하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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