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밤새도록 쌓인 눈

추읍산 2011. 6. 23. 09:36

어느 겨울날 잠 깨 일어나니

밤새도록 내린 눈 소복이 쌓였어요

마당에도 장독대 위에도

바라보니 온 세상 은빛으로 빛났지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동트기 직전 조용하기만 한데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

산골 마을 울려 퍼지네

 

이내 해님은 떠오르고

언제 눈을 뿌렸나, 푸르기만 하네

햇빛에 반사된 눈 세상

반짝반짝 빛나 은빛 노을 이루네

 

넉가래 들고 우선 길부터 뚫었어요

이웃으로 마을 길 연결점까지

장독대로 향하는 길

우물가는 길부터 뚫었지

 

쌓인 눈 한자가 넘고

쉴 새 없이 밀고 나갔지

삼태기로 담아내고

빗자루로 쓸어 본 모습 되찾았어요

 

뒤 컷, 사랑마당 같은 모습 이어지고

어머님은 아침 짓고 물 데우려

불집힌 아궁이는 방까지 따듯하고

굴뚝에선 모락모락 연기 피어올랐다네

 

눈 녹 운 물 낙수 져서 소리하고

눈사람 만들려고 눈 뭉치 굴리니

점점 커져 뚱보가 되었어요

작은 것은 위에 올려 다듬고 붙이니

 

사람 모습 눈사람이 되었어요

이네 눈싸움이 시작되었지

서로 때리며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그때가 아른거리네! 어린 시절 모습이

 

지금은 여름철 비 오는 날인데

무엇이 지나온 눈 온 날 생각나게 했나

순간 속에 영상을 적으려 했을 뿐이지

떠오르네! 어릴 때 눈 온 날 즐거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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