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장대비 속 미꾸라지

추읍산 2011. 6. 23. 11:27

옛적 어느 여름날

한낮인데 갑자기 어둠 깔리고

천둥 번개 요란하여

우리 가족 안방으로 모여들었어요

 

우르릉 꽝~ 천둥소리 요란하고

번갯불 순간을 밝히는데

이 순간만은 하늘이 두려웠지

하느님 앞, 한마음이라네

 

주룩주룩 쏟아지는 장대비

지붕 골 타고 물줄기 되어 떨어지고

마당은 어느새 한강수가 되어

논둑은 터지지 않았나?

 

걱정되어 삽 들고 나섰지

곧장 논밭으로 향했고

장대비 속 뚫고 물꼬를 터 놓았어요

흙탕물 도랑마다 굽이쳐 흐르네

 

세찬 비속 뚫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사랑마당 복판 무엇인가? 팔딱거리네

미꾸라지 몇 마리 빗속에서 놀고

하늘에서 떨어졌나! 신기하게 바라보았지

 

또래 모이면 비 오는 날 마당에서 노는

미꾸라지 이야기로 시끌벅적 했지

하늘에서 떨어진 거야

말도 안 돼, 하늘에서 어떻게 살아

 

빗줄기 타고 하늘로 올라가

넓은 세상 구경하고 내려왔을까?

시원한 빗줄기 쏟아질 때면

팔딱팔딱 미꾸라지 모습 떠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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