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운 어머니

옛 시골 우리 집 부엌

추읍산 2012. 12. 14. 09:29

동지가 가까워서 그런가

 

하루 해 짧기만 하네

 

세밑이 코 앞인데

 

어린 시절 그리움은 왜일까?

 

 

 

아침 일찍 일어났지

 

가마솥에 물 길어 붓고

 

군불부터 지펴야지

 

따듯한 방 만들기 위해

 

 

 

얼기설기 놓은 장작

 

불쏘시개 불 집혔지

 

굴뚝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산골 마을 풍경이었다네

 

 

 

저수지 만든다고

 

뜯겨 옮겨온 집

 

허술하기 짝이 없고

 

한겨울엔 더욱 추웠어요

 

 

 

부엌은 움푹하고 문이 두 개지

 

삐거덕 열고 들어가야 했는데

 

문고리에 손은 쩍 달라붙고

 

그을린 사방은 더욱 어둡게 하네

 

 

 

솥은 네 개 걸렸지

 

오른쪽엔 가마솥 물 데웠고

 

가운데는 밥 짓는 솥

 

왼쪽에는 작은 솥과 물두덩

 

 

 

가운데 솥은 두껍고 견고했지

 

밥 짓는 솥으로 쓰였고

 

고조할아버지 평안감사 때

 

가져오신 솥이라고 들었네

 

 

 

작은 쪽마루엔

 

찬장 하나 있었고

 

아래 공간에는 장작을 쌓았어요

 

대충 그려본 그 옛날 부엌

 

 

 

쥐들은 들락거렸고

 

찰흙 이겨 막기도 했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어

 

찬 바람을 막을 수가 없었어요

 

 

 

추운 겨울날 시골 옛날 집

 

부엌 생각나 적는데

 

어머니 신혼 초 층층시하 일 때

 

그 고생 어찌 필설로 다 전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