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성품이 여장부이시고
총명하셨고 모두를 압도하셨지
산골 마을 무치기엔 아까웠어요
왜 심약한 아버지를 만나셨을까
대전 부근 송촌이 고향이시고
1남 1녀 중 아래 따님이시네요
부모님 정하는 혼사 따랐을 뿐이죠
1930년 경 일제가 기승을 부리던 때네
어렵던 일제 강점기를 넘기시고
저수지 만든다고 터전 잃었는데
이어진 농지분배는 근본까지 무너트렸어요
6, 25를 숨죽이며 넘겨오셨고
서로 죽이는 전쟁의 상처는
보복에 보복을 불러왔고
때론 사감까지 더 했다네요
모두가 이성을 잃은 게지요
부동의 위치는 단연 돋보이셨는데
때로는 자문을 받고 주기도 했답니다
발 벗고 나서시고 죽을 고비
찰나에 구한 분 그 얼마이던가
총성은 멈췄고 이어진 삶
모두를 압도하시는 성품은
면내에서도 부동이었어요
모두가 어머님에겐 깍듯했지요
바쁜 일상 속 부르심에 순종하시어
여성들 아둔함을 일깨우셨고
지역 최초의 횃불로 타올랐어요
196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그 열정!
할 줄 모르는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었고
피곤한 몸 밤에도 쉴 틈이 없으셨지
바느질 솜씨 놀라워 일감은 쌓이고
고추 북 재봉틀은 밤낮으로 돌아갔다네
중국소설로 넓혀지고 다녀진 견문
천성까지 더해 모든 이 위에 군림하셨지
옛날 이야기하기 좋아하셔서 귀 기울였고
밤하늘 별과 달도 취해 멈춰 섰네
가르침은 늘 하늘! 깊고 넓고 높아
그 이치 깨달아야 했는데
되돌아보고 지나친 길 떠올리니
오늘의 주소 근원은 약한 마음이었어
반반씩만 닮았어도 오늘의 내가 아닐 턴 데
약한 마음 왜? 한쪽으로 쏠렸을까
하늘은 높고 높아 푸르고 푸르구나
뭉게구름 두둥실 쏟아지는 햇살 다름없어요
다 아시면서도 어찌할 수 없으셨을 거야
돌이킬 수 없는 지나온 여정
모두가 업보이고 수레바퀴인 것을요
한 줄기 빛 되시어 순간 눈 뜨게 하소서
하느님! 홍 마리아를 불쌍히 여기소서!
미약한 인간이기에 잘못도 있었겠지만
그 착함과 정의로운 행적을 높이 사소서
이 세상 계실 적 주님을 믿고 따랐나이다
저 높은 곳 하늘나라 하느님 계신 곳
성모님 인도하심 따라 성인 성녀 손잡고
꽃향기 가득한 곳 그 길을 걷게 하소서
다시 뵙는 날! 그때 그 품에 안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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