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삼 할머니

추읍산 2011. 5. 23. 07:12

 

마을 위쪽 초가집 한 체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 계셨지

할머니는 자주 우리 집에 오시고

삼 할머니라고 불렀어요

 

저수지 만든다고

뜯겨 옮겨온 집

그 집에서 해방 1년 전

나! 울음소리 터트렸어요

 

그때 나를 받아주신 분을

삼 할머니라고 불렀어요

그래서 정은

더 깊어질 수밖에요

 

전쟁 중의 두 분 모습

떠오르지 않는데

어디로 피란하셨나?

뭍 쳐 버렸나 봅니다.

 

나 초등학교 다닐 때

특히도 정을 주신 할머니

잊을 수가 없어요

애환을 함께 하시고

 

장날이면 알 꾸러미 들고

왕복 50리 길을 걸어

성냥과 자반 한 손 바꾸어 

두 분 단란하셨지!

 

지금은 두 분 볼 수 없고

저 높은 곳에서 어머니와

이야기꽃 피우실 거야

다시 만날 때 그 품에 안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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