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낙서장 226

틈이 있어야 햇살도 파고 듭니다. 빈틈없는 사람은 박식하고 논리정연해도 정이 가질 않습니다. 틈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들어갈 여지가 있고 이미 들어온 사람을 편안하게 합니다. 틈이란,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의 창구입니다. 굳이 틈을 가리려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열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빈틈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이 인생의 동반자 가 되어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틈'은 헛점이 아니라, 여유입니다. ㅡ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되소서ㅡ

꽃피는 봄이 오면

사랑하는 임과 함께 이강산을 노래하고 싶다 맑은 공기와 물 그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쏟아지는 햇살 가득해 계곡이 깊은 곳으로 나 그곳에서 맺고 싶다 오두막집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가꾼 터전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다 폭포수 아래 쉼터 산토끼와 다람쥐 한 잔 술에 시 한 수라 세상만사 잊고 주거니 받거니 동그랗게 그리고 싶다 임야 ~ 깊은 산속으로 떠나자

해는 지고 어두운데

봄 아가씨 그리워서 미호변을 걸었습니다 어디쯤 오는 걸까? 아득히 나를 부르는 소리 드리운 물속 심청이 연꽃 타고 오실까? 반짝반짝 일어 오고 별천지가 따로이지 않습니다 밤하늘과 물 팔당호를 안았구나 별이 쏟아지는 이 강산을 노래하리라 생각은 나래를 타고 어떤 모습이실까 설렘 일어 오는 고백 사랑해 신랑 각시 되자고요 가슴은 두근두근 이 밤 봄 아가씨 품어야지 미사대교 하남시의 웅비하는 모습(덕소쪽에서 바라본)

진눈개비 같이 오는 봄

진눈깨비 쏟아지는 날 봄은 하늘 위에서 내려옵니다 온 강산 생기 머금었으니 낙엽 쌓인 숲 속에서 긴 잠 박차고 꿈틀댑니다 어린이가 따로이지 않습니다 갈 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지만 깊은 산속 길로 달려갑니다 졸졸졸 계곡 물소리 어름장 밑에서 들려옵니다 낙엽 쌓인 산속 바라보는 모든 곳 하얗지만 봄이 오는 소리 들려옵니다 나 눈에 홀렸나 아니 홀리고 싶었지 지나온 세월이 어지러워 눈 속 길 발자국 같이 지워 버리고 싶습니다 하얗게 하얀 세상 바라보는 세상 하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