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109

가마솥

떠오르는 지난시절 영상 속 끝없구나 어릴 때였지 대가족 층층시하 어머님의 노고 헤아릴 수 없네 타고난 여장부 시대를 잘못 만났음이야 가세는 기울고 화려함 뒤엔 쓸쓸함 일어 공통된 현상이었나 봐 멍에를 짊어지신 어머니 안밖으로 수고 마다하지 않으시네 작은 생활공간 부엌 밥 짓는 가마솥 두껍고 단단했지 평양감사 소산(휘 병주) 할아버지 찾아보니 1860년(철종 11)이네 1년여 선정 베푸르시고 그때 가져온 것이라고 들었어 천리길 당나귀 등에 업혀왔나? 대대손손 이르기를 바라셨을 거야 불 지펴 보골보골 끓고 모락모락 음 구수한 냄새 주걱엔 사랑이 실려있어 우애는 그렇게 다져졌어요 평상이라고도 있었어 여름철 앞마당 복판 난간대 달리고 이어져온 것이지 오순도순 밥맛은 더 맛있었어 문득 밥 짓던 가마솥이 생각나 여..

세찬 여울에서 들려오는 소리

세찬 여울에서 들려오는 소리 가만가만 기울이니 아득히 옛날이었어 되돌리고 싶은 그때 공간속으로 여행 떠나자 펼쳐지는 영상 끝없구나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예비하신 두 분 아닌 한분 그 크신 사랑 태초 예비하셨지 근원 오늘의 나 있게 하셨어요 일어 오는 산고 속 응아 ~ 응아 ~ 울음소리 컸을까? 밝은 세상 맞으며 처음 느낌 떠오르지 않네 저수지 만든다고 뜯겨온 집 22칸 조선 기와집이지 엉성하게 맞추어 비는 새고 기우러 쥐들은 천장에서 뛰어놀았지 어머님의 고초 혜아릴길 없어 잃어버린 터전 바뀐세상아닌가? 돌아가는 재봉틀 소리 생명줄 생명줄이었다네 울고 보챘다구요 젖 달라고 울었겠지 12살 위 큰 누님 안고 업고 달랬다고 해요 해방된 조국 알아듣기도 전왜? 남과 북으로 갈렸나 백성이 나라의 ..

얘들아 놀자

꽃소식은 남쪽에서 일고 몽올 몽올 피어오르네따듯함이 더하는 때 그리움은 날개를 폅니다 긴 세월 순간이었네 생각하고 바라보아도 너무나도 변한 세태 어디로 가는 걸까? 얘들아 놀자 ~밤낮으로 뛰어놀았지 칡뿌리 캔다고 산속을 누볍고 거칠어진 손 잔등엔 트고 피가 나왔지 노랑 물결 일렁이고 설렘 일던 꽃길 소곤소곤 대던 임, 그리니그리움만 더하네 그리운 임이여, 어디 있는가? 푸른 물결, 산천은 똑같건마는들고나고 이어온 터전 왜들 고향을 떠났는가? 강남 간 제비는 왜? 돌아올 줄 모를까?굴뚝 연기 사라진 지 오래라일찍이 이런 때는 없었지 있어 있음인데순박한 마음, 자연보호당면 최대의 숙제 라오 푸르고 푸른 산야 온갖 꽃 그윽할 때 친구야! 그 옛날로 돌아가얘들아 놀자 ~ 사랑의 울타리 안 하나솥단지 걸어놓고 주..

동그랗게 동그랗게 그리자

추억의 보따리 여니 거기 나 있었구나아득한 옛날이야기 긴 세월 순간 이었네 철부지 어린 시절 방패막이 덕분인데 어디에 계십니까?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셨어요 그곳 올라갈 수 없으니 뵈올 날 기약이 없어사다리를 놓아야지 하늘은 높고푸르고 푸르구나 생명과 우주 품어그 크신 사랑빛 가득하다오 애들아 놀자뛰어놀던 산과 들설렘 일던 순이어느 하늘 아래 있는가? 가난이 짝했던 시절검정 고무신은 어디든지 이르렀고사랑을 실어 날랐다오 뛰어놀던 어린 시절 되돌릴 수 없어남은 삶, 마주 잡고동그랗게 동그랗게 그리자

한글날의 추억

초등학교 2학년 때 세종대왕님 뵈러 갔었지 오가는 길 20리도 넘었는데 걸어서 걸어서 오갔지 알아듣기나 했을까? 여주 흥천초등학교 때고 전쟁은 진행중이었습니다 한글을 창제하신 대왕님 산새소리 가득하고 햇살 쏟아지는 능역에서 뛰어놀던 기억밖에 없어요 놀라운 발명 훈민정음 뒷간의 창틀 ㄱ, ㄴ ㄷ, ㄹ 원리 됐을까? 바라보고 바라보셨을 거야 세계 최고의 가리킴 이보다 더 할 수는 없지 갈고닦아 이어가 우리나라 우뚝 서는 밑거름으로 자리 잡아다오

메뚜기도 한 철

추읍산 아래 남촌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하늘은 높고 햇살 가득해 가을이 익어가고 있어요 숙인 벼 이삭 황금물결 출렁이는데 바로 이맘때였지 푸드득 푸드득 ~~ 떼 지어 무얼 먹고 사는가? 이슬 먹고 자랐는가? 해충일까? 아닐까? 벼 갉아먹은? 기억은 없어요 학교 갔다 오면 나섰지 병 가득했고 가마솥에 넣고 지피니 움 고소한 냄새 밑반찬으로 훌륭했지 때론 가계에 보탬도요 사라지는가 했는데 다시 일어 오는 느낌 자연이 되살아나고 있음인데 우리 들판으로 가요 메뚜기도 한철이라 했는가? 아련히 떠오르는 어린 시절 그 속 지금이지 추억 어린 논둑길 걷자고요